2023-06-26

학교에서 감자 수확하고 감자 삶아 먹기(초등 실과)

교직 생활 10년만에 처음으로 감자를 직접 심고 수확해봤다. 학년 부장님께서 심을 감자를 준비해주셔서 3월 마지막 날에 화단에 심었었다. 비록 반당 6개씩 작은 화분 6개에 심은거였지만, 당시 겨울내에 굳어있던 화분의 흙과 그 이전에 심었던 밀 뿌리를 제거하고 새롭게 흙과 비료를 뿌리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아니 힘들었다. 땀이 뻘뻘났음).






감자를 심어놓고 잊고 있었는데 부장님이 6월 말에는 감자를 수확해야 한다고 하셨다. 텃밭에 가니 감자 잎이 노란색으로 변해 있었다. 엄청 울창하게 자라있을 줄 알았는데, 감자 잎이 생각보다 그리 많이 자라있지 않았다. 잎이 잘 자라지 못한 탓인지, 감자 줄기 역시 크기가 작았다.


화분이 한 군데 모여 있고 주변 공간이 협소하여 학생들이 감자를 수확하기 쉽지 않았다. 화분을 하나씩 들어서 넓은 곳으로 옮겨주었다. 화분을 드니 화분 아래에 있던 온갖 벌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학생들은 벌레를 보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다. -_-;; 진정을 시키고 모둠별로 호미 하나씩을 나눠주며 감자를 수확하라고 했다.



학생들이 푸른 잎 아래, 흙 밑으로 감자가 달려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내 너무나도 작았던 감자의 크기에 실망하는 기색이었다. 내가 봐도 감자가 너무 작긴 작았다. 그러나 감자가 자랐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마침 학교 텃밭을 관리해주시는 분들이 오셔서 뒷정리를 도와주셨다. 덕분에 마무리를 쉽게 하고 교실로 올라올 수 있었다.


교실에서는 부장님이 미리 준비해주신 핫플레이트와 냄비를 이용해 감자 삶을 준비를 했다. 감자 표면이 운석처럼 푹푹 들어가 있었는데, 벌레를 먹거나 썩은 건 아닌 것 같았고 영양분이 부실해서 잘 자라지 못한듯 했다. 파인 부분을 과학실에서 빌려온 과도로 일일이 제거했다. 내가 제거하는 동안 학생들은 모둠별로 삼삼오오 끝말잇기를 하거나 아이엠그라운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감자 준비가 끝나고 감자를 삶기 시작했다. 감자를 삶는 데 2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교과 시간을 활용해 감자를 삶을 수 있었다.


감자를 다 삶고 뒤이은 시간에 학생들과 나눠 먹었다. 비록 감자는 작았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개인 취향껏 설탕과 소금을 찍어 먹었다.




2023-06-19

자존감을 높이고 학급 분위기를 좋게하는 활동 - '당연하지' 집단상담 프로그램

학교에 위클래스가 있다. 이곳에는 상담사가 주 2회 근무한다. 정식 전문상담교사가 있는게 아니라 학교에서 자체 위촉한 봉사자 신분의 상담사이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지위를 주지 않기 위해 주 15시간 이상 근무를 시키지 않는다. 촌극이다. 

무튼 이분은 위기 학생 및 학부모 상담의 주업무를 잘 해내고 계신다. 학기에 한 번은 학급을 대상으로 집단상담도 진행해주신다. 이번 집단상담 프로그램도 이렇게 진행하게 되었다. 상담사님이 진행하신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당연하지 프로그램이었다.

당연하지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1. 종이와 펜을 준비한다.
  2. 돌아다니며 친구를 만난다.
  3. 만나서 반가워 가위바위보를 외치며 가위바위보를 한다.
  4. 이긴 사람은 칭찬을 써줄지, 칭찬을 받을지 결정한다.
  5. 종이에 칭찬이 많이 써질 때까지 진행한다.

제한된 시간이 다 되면 자신의 칭찬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당연하지 게임을 진행한다.

  1. 자신의 칭찬이 적히 종이를 들고 친구와 만난다.
  2. 가위바위보로 먼저 할 사람을 정한다.
  3. 서로 상대의 종이를 참고하여 칭찬을 해준다.
  4. 듣는 사람은 크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당연하지를 외친다.
  5. 종이에 쓴 내용을 다 말하면 다른 내용으로 즉석에서 칭찬해줄수 있다.
  6. 먼저 칭찬을 못한 사람이 진다.
  7. 너무 많이 칭찬이 이어지면 무승부로 한다.

학생들이 활동하는 걸 보니 "당연하지"를 외치는게 부끄러웠는지 친구가 해주는 칭찬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이 활동의 핵심은 자신에 대한 칭찬을 듣고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지를 크고 당당하게 하라고 강조해줬다.

학생들이 활동 내내 웃으면서 참여했던게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비록 입에 발린 말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좋은 말, 칭찬을 해줬다는 것에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말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아래는 활동 사진이다.













2023-06-08

간단하고 쉬운 교실 체육 연수 내용 정리(초등 체육 컨설팅 장학)

 

컨설팅 장학으로 체육, AI, 생활지도 중 체육을 신청했다. 체육 연수는 개봉초 정욱진 선생님께서 오셔서 해주셨다. 한 시간 정도 장학을 받았는데 배웠던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해놓는다.




준비 운동

본격적인 수업을 하기 전 준비 운동을 할 때 쓸 수 있는 활동을 배웠다.
체육 수업은 교구도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라인을 긋기도 해야하기 때문에 교사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때 학생 중심형 준비 운동을 시키면 교사가 준비 운동 시간에 수업 준비를 할 수 있어 좋다.


사자와 얼룩말 놀이로 준비 운동 하기


1. 두 명씩 짝을 짓는다.

2. 공이나 플라잉 디스크 주고 받기를 한다.

3. 교사가 휘슬을 불면 공을 잡고 있는 사람이 사자, 다른 사람이 얼룩말이 된다.

4. 사자인 학생은 얼룩말인 학생에게 뛰어가 공으로 터치한다.

5. 터치된 학생은 앉았다 일어났다 3회를 실시한다.

6. 2번부터 다시 진행한다.


자리 지키기라는 게임은 빈의자 지키기와 비슷한 활동이다. 체육 시간 준비 운동으로도 좋고, 학기초 학급 세우기 활동으로 하기에도 괜찮은 활동이다.

자리 지키기


1. 원마커를 원 모양으로 놓고 그 위에 한 명씩 올라간다.

2. 원마커 한 개를 비워놓는다(10명이면 원마커는 11개).

3. 교사가 빈 원마커를 밟으러 가면 학생들은 교사가 원마커를 밟지 못하게 이동해야한다.

4. 교사가 빈 원마커를 밟으면 승리, 2분을 버티면 학생들이 승리한다.



공으로 놀이 하기

다음은 공을 활용한 체육 활동을 배웠다.
피하기형과 태그형 게임에 활용할 수 있는 활동들이었다. 찍피구라는걸 배웠는데 이 피구의 특징은 공을 던져서 상대를 아웃시키는게 아니고 공을 찍어서 상대를 아웃시키는 것이다. 

얼티밋이라는 활동은 미식축구처럼 수비와 공격이 분리되지 않고 한 공간에서 활동하는 형태이다. 찍피구와는 다르게 상대가 패스를 할 경우 중간에 끊을 수 있다. 상대의 공격을 끊으면 공격권이 상대방으로 넘어가게 된다.

찍피구와 얼티밋에서 가장 중요한 룰은 '공을 잡은 사람은 움직일 수 없다'라는 것이다. 이 점을 학생들에게 잘 이해시키고 심판을 볼 때 잘 잡아야 한다.



찍피구 하기


1. 정사각형 모양의 네모난 경기장을 만든다.

2. 두 팀으로 나눈다(경기장 밖에 있는 팀이 공격, 안에 있는 팀이 수비다).

3. 공격 팀 중 한 명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온다.

4. 공을 주고 받으며 경기장 안에 있는 학생들을 모두 아웃시킨다.

5. 아웃된 학생은 밖에서 대기하거나, 특정한 미션을 수행한 후 다시 들어와 참여한다.
(특정한 미션은 점수판 넘기고 오기, 앉았다 일어났다 10회 하기 등 재량껏 정할 수 있음)

6. 시간을 측정하거나 점수를 계산해서 더 빨리, 더 많은 점수를 얻은 팀이 승리한다.


얼티밋 활동 하기


1. 네모난 형태의 경기장을 만든다.

2. 두 팀으로 나누고 팀조끼를 입고 모두 경기장 안으로 들어간다.

3. 선공을 정하고 시작한다.

4.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경기장 안에 학생이 많이 남아있는 팀이 이긴다.
(찍피구처럼 일정 미션을 하고 다시 들어와 참여시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점수로 계산한다)





2023-06-07

숫자 야구를 활용한 사회 놀이(feat. 우리나라의 행정구역)


수업을 하고 시간이 남을 때, 숫자 야구라는 놀이를 종종한다. 숫자 야구는 3자리나 4자리 수를 스트라이크(S), 볼(B), 아웃(OUT) 3가지 힌트를 통해 맞히는 활동이다. 하는 방법은 아래 예시와 같다.







5학년 사회 1단원은 우리 국토에 대한 내용으로 지리 영역이다. 5학년을 여러 번 가르쳐봤지만, 이 부분은 5학년 학생들이 느끼기에 굉장히 낯설고 생소한 내용이다. 뉴스나 지리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살면서 처음 들어본 단어와 낱말, 개념들이 쏟아지는 단원이기 때문이다. 사실 어른들 중에서도 관서, 관북, 해서, 호서 지방을 정확히 찾으라고 하면 다 찾을 수 있는 사람은 10%도 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내용이 생소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학습하기 어려워하고 배워도 금방 잊어버린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놀이를 활용하면 좋다. 내용은 어렵더라도, 놀이라는 활동을 통해 활동에 대한 관심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활동이 재밌으면 학생들이 적어도 수업 시간에 졸지는 않는다(초등학생들도 수업시간에 존다).

학생들이 비밀번호를 풀기 위해 초집중하긴 하지만, 대신 이 활동은 준비가 꽤나 많이 필요하다. 문제 8개를 만들어야 하고, 각 단계별 힌트 카드도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개수업이나 정말 어렵고 재미없는 내용을 학습할 때 적당하다. 2차시로 구성된 주제를 학습하기 좋은데 그 이유는 앞선 1차시는 개념 설명과 이해, 뒤이은 차시에는 놀이를 통한 활동으로 구성하면 딱 알맞기 때문이다.

아래는 학생들이 집중해서 참여하는 모습이다.
6개의 모둠으로 진행했는데 한 모둠은 8라운드 중 6라운드에서, 세 모둠은 7라운드에서 정답을 맞혔다. 나머지 두 모둠은 아쉽게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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