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사후협의회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사후협의회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4-10-10

동료장학 사후협의회 - 월드카페 방식으로 진행하기

 

학교에서 1년에 한 번씩 동료교사들에게 수업을 공개하고 있다. 동료장학이라고 하는 활동이다. 수업 전에 지도안을 짜고 학년별로 수석교사와 함께 사전협의회를 거치면서 먼저 수업을 가다듬는다. 공개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을 모두 진행한 후 수업이 어땠는지 논의하는 사후협의회를 가진다. 원래는 학년별로 따로 사후협의회를 진행했었는데, 올해에는 전교 교사가 한자리에 모여서 동료장학 사후협의회를 진행했다. 월드카페라는 토의 방식으로 사후협의회를 진행했는데 관련 후기를 남겨본다.


월드카페란?

월드카페는 모두가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카페식 대화법이다. 수석교사가 나눠준 자료에 따르면 월드카페는 열린 대화, 친밀한 대화를 촉진하고, 아이디어를 연결하여 집단 지성에 이를 수 있게끔 구조화된 대화 프로세스이다. 각 월드카페의 주제는 일련의 질문들로 표현된다. 참가자들은 질문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며 테이블을 옮겨 다닌다.

월드카페의 분위기는 대화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게끔 조성된다. 공평한 말하기를 보장하기 위해 토킹스틱을 사용하기도 한다. 

월드카페의 기원

월드카페는 1995년 쥬아니타 브라운과 데이비드 이삭의 집에서 예정된 큰 규모의 대화 모임이 비로 인해 무산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쥬아니타 브라운과 핀 볼토프트 등은 오늘날의 월드카페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월드카페의 형식

월드카페는 12명부터 수천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네 다섯명의 작은 그룹으로 구성되어 테이블에 둘러 앉아 정해진 시간동안 열린 질문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개개인들은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테이블을 바꾸고, 새 테이블의 호스트는 사람들을 맞이하여 지난 대화의 요점들을 간단히 알려준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질문에 대한 몇 단계의 대화를 통해 앞선 대화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나눈 다수의 대화를 통해 이를 발전시켜서 집단 지성을 확장해나간다. 한 라운드의 대화는 20~30분이 소요되며 테이블의 각 호스트는 각 테이블에 참석하여 다음 참가자들을 맞이하고 지난 대화에서 나온 핵심 통찰들을 연결시켜준다.

월드카페의 특징

개개인은 자신의 관점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해석한다. 다른 이들의 관점을 공유하는 것은, 대안을 이해하거나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들을 수정하는데 필수적이다.
여러 방식으로 집단적 사고를 해보는 것은 현상을 바꾸고 집단적 행동을 하기 위한 맥락을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든 시스템과 조직은 집단적 지혜를 동원하거나 이미 스스로 가지고 있는 지식들을 이용하여 직면한 도전들을 다룰 수 있다.
월드카페는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고안되었지만, 참가자들을 이미 정해진 해결책으로 이끌지 않는다.

진행방법

  1.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대화를 나누기 위한 질문이다. 월드카페의 주제는 질문으로 표현된다. 질문의 의도는 참가자들에게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줘야 한다.
  2. 최소 2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보통 4~6명 정도가 한 테이블에 앉게 배치한다.
  3. 테이블에는 대화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종이와 펜을 준비한다.
  4. 테이블에서 호스트 1인을 선정한다. 호스트의 역할은 참가자들간의 대화를 촉진시키고,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골고루 할 수 있도록 조정해주며, 이후 대화 내용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5. 테이블별 대화를 진행한다. 대화를 진행하며 각종 도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6.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테이블 위의 종이에 메모를 하는 것이 좋다.
  7. 1차 대화가 끝나면 참가자들은 테이블 호스트 1인만 남고 다른 테이블로 이동한다. 이동시에는 최대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8. 테이블 이동이 완료되었으면 테이블 호스트는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고, 앞선 테이블에서 나눴던 대화 내용을 짤막하게 2~3분 정도 소개한다. 앞선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 소개가 끝났으면 다시 대화를 이어간다.
  9. 반복해서 진행한다.

후기

우리 학교에서는 AI시대의 교육, 문제 학생의 특성과 이에 대한 조치, 초등학교에서 달성해야 할 비판적 사고력과 학급자치 수준 등의 질문을 가지고 월드카페를 진행했다.

나는 초등학교에서 달성해야 할 비판적 사고력과 학급자치의 수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모둠이었다. 우리 모둠에서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기초 학습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창의력과 같이 고등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재료가 있어야 하고, 재료를 마련하는 학습이 기초 학습이다. 재료가 없으면 요리를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생각한 초등학생의 비판적 사고력 수준은 "그냥"이라는 대답을 하지 않는 수준이다. 무슨 행동을 하거나 주장을 세울 때 최소한 자신만의 근거가 있다면 초등학교 수준에서 최소한으로 달성해야 할 비판적 사고력은 갖춘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학급자치에 대한 수준은 시간이 없어서 나누지 못했다. 월드카페라면 다음 라운드 때 자리를 옮겨서 추가 토의를 진행해야 하지만, 시간의 제약으로 다음 라운드는 진행하지 못했다. 첫 번째 라운드가 끝나고 각 모둠에서 호스트가 지명한 교사가 자기 모둠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발표했는데, 문제 학생(수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함)을 다룰 때 학생에게 사고의 과정을 생각해보라는 의견이 인상적이었다. 한 선생님은 너무 떠드는 교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먼저 손을 들고, 스스로 수업에 필요한 질문인지 고민하고, 그 다음에 말하는 일련의 과정을 연습시켰다고 한다. 그랬더니 학생들이 일단 손을 들고 "아 이건 말하면 안되겠다"라는 말을 하면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셨다. 

월드카페 같은 토의 방법은 처음 경험해본 토의법인데,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기 좋은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겨봤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