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오은영 박사가 진행하는 육아법 연수를 들었다. 이번 연수의 주제는 불안감이 많은 아이의 훈육 방법과 낯가림이 심한 아이를 양육하는 방법이다.
불안이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대처 방법
어른들도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아이들도 불안감이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불안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것 중 하나이다. 불안은 자신의 안전을 위한 브레이크이기 때문이다. 불안감이 없다면 인간은 위험을 위험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단, 불안이 지나치게 높으면 우리에게 괴로움과 고통을 주며 이는 두통이나 복통 등의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에게 불안의 고통은 특히 더 심하다. 아이의 불안이 심하면 반드시 부모가 아이를 도와주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괜찮아지겠지' 같은 근거 없는 낙관은 불안한 아이의 발달에 좋지 않다.
불안해 하는 아이에게 잘 대처하는 방법은 우선 아이의 불안에 대해 잘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강하게 압박하면 좋지 않다. 불안한 아이에게 부모는 늘 편안하고,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해야 한다. 오냐오냐 대하라는게 아니다. 오냐오냐와 친절하게 대하는건 다르다. 또, 불안은 연령에 따라 시기에 따라 나타나는 모습이 다르다.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불안에 대한 사례들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잠에 대한 두려움
잘 때 불을 켜놓고 자려고 하는 아이 지도 방법
사실, 불을 켠 채 자도 괜찮다. 전기세가 아까운거 아니지 않은가? 수면의 질이 낮아지긴하지만, 그렇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아예 잠을 못 자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또한 어린 아이들이 어둠을 두려워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다. 아이들을 재울 때 누가 봐도 졸린 상황에서도 자기 싫다고 하지 않나. 아이들이 어두운 환경에서 잠들기 두려워하는 이유는 귀신, 괴물, 뱀, 도둑 등이 나타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잠자기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한 해결책은 아래와 같다.
- 아이가 불 밝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해줘라
- 불 키고 자는거 그냥 허용해줘라
- 아이의 두려움을 받아주며 안심시켜 줘라
- 잠들기 전 무서운 만화책이나 영화는 피해라
-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아이를 놀리는 말은 하지마라
-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반박하지마라(공감받지 못한다고 생각함)
- 혼자 잠을 못자는 경우(원인-분리불안, 악몽)에는 당분간 아이 옆에서 같이 자줘라
※ 아경증(아이가 중간에 깨어나서 눈은 감은 채로 악을 쓰고 울고 아무리 흔들어도 부모도 잘 알아보지 못할 때)일 때는 그냥 그대로 다시 잠들 수 있게 불을 꺼주고 토닥여줘라
낯가림이 심한 경우
18개월 이전의 아이들의 낯가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낯가림은 빠르면 6개월, 보통 8~9개월에 나타난다. 낯가림은 아이에 따라 심하지도, 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낯가림은 12~15개월에 최정점에 도달했다가 이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만약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아이가 낯가림을 한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
- 압박감을 주거나 모른 척하지 말기
- 자주 안아주거나 뽀뽀해주고 쓰다듬어주기
- 주위 사람들에게 아이가 낯가림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기
- 낯가림이 시작되기 이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해주기
겁이 많은 아이의 경우
겁이 많은 아이의 경우 아래와 같은 방법이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아이에게 역할 모델 되어주고 코칭해주기
-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이나 불안, 겁 같은 감정을 존중해주기
- 아이가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기
- 지나치게 과잉보호하지 않기(억지로 직면하게 하라는건 아님) - 피하게 하지 말것
- 아이가 두려워할 때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점을 확신시키기
※ 개나 목욕을 무서워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당연히 나타날 수 있는 불안 증세임.
기타 두려운 상황에 대한 아이 지도법
자기 보호 본능에 의한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
벌레나 나방, 날파리 등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이를 비웃거나 놀리지 않고, 아이의 기분을 인정하고 달래주면 좋다. 정상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성장하기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계단을 무서워하는 아이
아이의 손을 잡아 주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연습을 시키는 게 지도법이다. 계단에서 하면 안되는 일 등을 가르치는 안전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알약을 못 삼키는 아이
알약이 목에 걸려 숨을 못 쉬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 때문에 알약을 삼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어린 아이라면 알약 대신 물약과 가루약을 먹이기, 기도와 식도가 분리되었다고 이해시키기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알약도 못 먹는다고 아이를 비난하거나 채근하는 건 좋지 않다.
머리카락 자르기를 무서워하는 아이
자신의 신체가 잘려나간다는 두려움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머리카락 자르기를 무서워 할 수 있다. 지도 방법은 아이가 머리 자르는 것을 편하게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저항이 너무 심하면 미용실이 아닌 엄마가 잘라주는 것도 좋다.
각 연령대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것
3~5세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것
- 날파리, 벌, 곤충, 높은데, 깜깜한 곳, 변기
- 일정 나이가 지나면 자연계의 현상을 이해하며 자연적으로 두려움이 줄어든다.
5~7세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것
- 큰 개, 귀신, 좀비, 혼자남는 것에 대한 두려움
초등학생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것
- 시험, 전쟁, 멸망, 죽음, 다른 아이들에게 받는 평가에 대한 두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