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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8

NVC 느낌욕구 카드를 활용한 감정과 욕구, 학급 성찰 수업

 

학교 생활부장님이 언어문화개선주간이라고 해서 무려 5만 원짜리 'NVC 느낌욕구 자석카드'를 사주셨다. NVC 느낌욕구 자석카드는 각각 50여 개의 감정카드와 욕구카드가 들어있는 카드다. 감정카드는 분홍색으로, 욕구카드는 파란색으로 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NVC 느낌욕구 자석카드를 활용해 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정과 욕구를 알고, 더 나아가 지금 우리 학급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는 수업을 진행한 내용을 정리해본다.





내 감정 찾기

감정카드를 칠판에 붙여놓고, 내가 요즘 자주 느끼는 기분이나 마음에 해당하는 카드를 고르게 했다. 카드를 가져가라고 하려다가 몇몇 카드로 아이들의 선택이 몰려서 카드는 가져가지 않고, 포스트잇에 기록만 하게 했다.

감정을 고르고 왜 그와 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상황까지 써보라고 했다.




내 욕구 찾기

감정에 이어 욕구를 찾아보게 했다. 파란 욕구카드 중에서 나에게 가장 필요한 카드를 하나 골라서 포스트잇에 써보라고 했다. 이어서 왜 자신이 선택한 카드가 필요한지 이유도 써보라고 했다.




우리 반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카드 골라서 이야기 하기

감정카드와 욕구카드 중, 우리 반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과 관련된 카드를 하나 가져오게 한다. 그리고 왜 그 카드에 적힌 내용을 우리 반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지 이야기하게 한다. 우리 반 학생들은 감정카드는 하나도 고르지 않았고, 욕구카드에서만 골라서 이야기를 했다.

학생들이 쓴 내용 중 일부를 공유한다.






정리와 반성

요즘 학급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인지, 장점이 아닌 부탁하고 싶은 카드를 고르라고 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학급 내에서 부정적인 내용이 많이 나왔다. 존중이 없다, 배려가 없다, 나눔이 없다, 공감이 필요하다,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같은 말을 아이들이 나와서 했다. 학생들은 친구들의 말에 대부분 공감했다. 학급 분위기가 격려나 배려, 경청과 공감보다는 비난과 비판, 고자질과 트집 잡기, 짜증과 무시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일부 학생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내 학급 경영 방식과 학생을 대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학급 분위기를 느껴본 적이 없어서 전자 쪽의 무게가 조금 더 실리는 것 같지만 최근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기는 하다.

나부터 학생들을 칭찬하기 이전에 비난하지 않았나? 나부터 격려와 경청보다는 짜증과 무시를 학생들에게 하지 않았나 반성해본다. 


2024-02-02

5학년 창체 - 학급 벼룩시장 운영 후기

 학급 운영 방법으로 학급 전체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과 나무에 사과를 모으는데 사과가 일정 개수 이상이 모이면 학기초에 협의했던 학급 보상을 주고 있다. 학생들이 정한 사과나무 60개 보상은 학급 벼룩시장 운영이었다. 


초등학교 벼룩시장 운영

벼룩시장은 집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가지고 와서 서로 팔고 사는 활동이다.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많이 하는데, 5학년임에도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10년 넘게 교사 생활을 하면서 벼룩시장 활동은 처음이었다. 벼룩시장 활동에서 고민되는 포인트는 두 가지였다.


  • 현금을 사용하게 할 것인가
  • 물건 개수를 제한할 것인가


학교에서 가장 민감한 것 중 하나가 돈과 관련된 문제다. 교실에서 돈이 없어지거나, 학생들 간에 돈거래가 있고 여기서 문제가 생긴 경우 담임 입장에서 해결하기 난감한 경우가 많다.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으니 학생들은 직접 현금을 가져와서 물건을 사고 파는 활동을 좋아했다. 내가 따로 준비할 것도 없어서 내가 편하기도 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돈 거래에 대한 뒷감당을 내가 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현금은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학생들을 설득했다(과거였다면 그냥 "안돼" 했을텐데 시대가 바뀌어서 담임 마음대로 학급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다음 문제는 벼룩시장에서 판매할 물건의 개수 문제였다. 물건 개수 제한이 없으면 많이 가져오는 학생을 너무 많이 가져오고, 물건이 없는 학생은 별로 가져오지 못하는 차이가 생긴다. 차이에 민감한 세상이라 이것도 학생들 의견과는 반하게 물건 개수를 5개로 제한했다.



벼룩시장 운영과 문제점

현금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서 현금을 대체할 방법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모형 돈을 생각했다. 그러나 돈을 출력하고 자르는 게 너무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통장 내역을 활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통장에 일정한 금액을 주고 물건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면 잔고를 빼거나 더해서 계산하게 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초기 자금으로 얼마를 줄 지도 고민이었다. 고민한 끝에 가져온 물건의 가치를 평가해서 물건의 가치대로 초기 자금을 주기로 했다. 물건 가치 평가는 한 명씩 교실 앞으로 나와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소개하면, 다른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태블릿으로 물건의 가치를 평가한 후 평균을 내서 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폼은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구성해놓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려면 태블릿에 구글 스프레드시트 어플을 깔아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학교 와이파이가 성능이 좋지 않아 동시에 어플을 받을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결국 이 방법을 포기하고 물건 가치는 내가 평가해서 초기 자금을 정해줬다.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공정성의 문제가 발생했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한다고해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불만을 무마시킨 후 벼룩시장을 시작했다. 어찌저찌 시장 활동은 잘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문제가 생겼다. 돈 계산을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었고, 산 물건에 마진을 붙여 다시 판매하고 싶어하는 학생도 있었다(장사의 신?!). 운영 상 발생한 큰 문제는 아래 두 가지였다.


  • 돈을 벌어도 쓸 데가 없다.
  • 인기 있는 물건을 누가 사갈 것인가.


물건을 팔아서 통장 잔고를 채워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가져와 팔 수 있는 물건 개수도 1인당 5개로 제한되어 있어서 구매할 물품의 수도 부족했던 게 문제를 더했다.

모두가 사고 싶어하는 물건을 어떤 기준으로 판매할 건지도 문제였다. 먼저 사겠다는 사람에게 팔라고 했는데 학생들의 불만이 매우 많았다. 다음부터는 경매 방식 등으로 판매하라고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매를 하게 되면 많은 돈이 필요하니 돈을 벌어서 쓸데도 생기고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생각해본건 내가 과자 같은 걸 마련해놓고 학생들이 남은 돈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교실 벼룩시장 운영 모습



교실 벼룩시장 운영 모습



교실 벼룩시장 운영 모습



제언

  1. 판매할 수 있는 물건 개수를 최대 10개까지 늘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2. 다음에 벼룩시장을 운영할 땐 경매제도와 담임 마켓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봐야겠다.
  3. 교사가 해야할 게 은근히 많다. 가능하면 최대한 안 하는 쪽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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