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에 꿈실 예산이 내려왔다. 100만원 정도를 사용할 수 있는데 우리 학년 부장님은 어항을 만들어 새우를 키우자고 하셨다. 이전 학교에서 해보셨는데 관상용으로 좋다고 하셨다. 물론 여기서의 새우는 해물탕에 들어가는 바다에서 사는 큰 새우가 아니고, 작은 민물 새우다. 마침 실과에 동식물 관리도 있어서 교육과정과도 맞았다. 부장님이 알아봐주신 덕분에 무환수 어항과 관련 세트를 마련할 수 있었다. 무환수라는 단어가 낯설었는데 환수, 즉 물을 바꿔 줄 필요가 없는 어항을 무환수 어항이라고 했다. 물속에 필요한 산소는 물풀 같은 조류들이 공급하고 함께 사는 우렁이들이 이끼나 배설물들을 자연 분해시키는 나름의 작은 생태계를 구성하는 어항이다. 이번 글에서는 교실에 무환수 어항을 설치하고 새우를 길러본 후기를 남겨본다.
교실에서 새우(야마토 새우, 생이 새우) 키우기 - 어항 설치
부장님은 어항이 준비된 이후에 새우가 올 수 있게 끔 새우가 배송되는 날까지 정확히 맞춰서 주문 하셨다.
부장님의 계획대로 어항과 수초들은 화요일에 정확히 도착했다. 어항에 담을 물까지 같이 왔기 때문에 택배 상자가 굉장히 무거웠다. 사람이 들 수 없는 무게여서 수레의 힘을 빌려 교실까지 가지고 왔다.
상자를 열어보니 어항과 수초, 어항 바닥에 깔 흙과 돌, 마리모 등의 생물이 들어있었다. 수초도 뿌리가 달려 있는 수초, 물 위에 떠있는 수초 등 다양한 종류의 수초가 들어있었다. 물도 무거웠지만 돌과 흙도 꽤 무거웠다.
어항은 가로 세로 25cm인 작은 크기의 어항을 샀다. 너무 큰 어항을 사면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에는 수온 문제로 다른 곳에 보관해야 하는데, 너무 무거우면 이동이 안되어서 새우의 생존에 문제가 된다.
같이 온 마지막 구성품은 LED 조명과 수온계였다. 조명이 필요한 이유는 수초들이 광합성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어항 세팅법 설명서를 보고 따라서 어항을 설치했다. 어항 설치에는 30분 정도가 소요된 것 같다. 흙을 깔고 그 위에 잔 자갈을 깔았다. 그리고 위에 돌과 마리모들을 놓고 마지막으로 수초를 심었다.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건 자갈 속에 수초를 심는 것이었다. 수초를 심고 물을 부으니 뿌리가 뽑혀서 물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떠오른 수초를 다시 자갈 속에 고정시키는 작업을 여러 번 해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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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환수 어항 세팅법 |
30분간 고생해서 설치한 새우 어항의 모습이다. 다음 날 새우가 와서 새우를 어항에 넣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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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무환수 새우 어항 |
야마토 새우, 생이 새우 - 정보
교실에서 키우게 될 새우는 야마토 새우와 생이 새우였다. 생이 새우는 색깔이 빨강, 파랑, 노랑으로 다양해서 더 예뻤지만 크기는 야마토 새우가 두 배 정도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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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새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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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새우 - 체리새우라고 하는 것도 같다 |
새우 먹이도 사서 먹이를 줬는데, 너무 많이 줘서 물이 더러워졌다. 새우 키우는 게 처음이라 먹이 양이 얼만큼 필요한지 가늠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너무 먹이를 많이 줘서 어항 물이 탁해졌다. 환수를 해줘야 하는데 수돗물을 3일 놔뒀다가 갈아줘야 해서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정수기물은 사용하면 안되고, 생수는 바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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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새우 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