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30

사회 놀이 수업 - 탑텐짝찾기 활용하기(5학년 우리 국토를 구분하는 기준)

 

탑텐짝찾기라는 놀이가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가 가진 카드와 짝이 맞는 카드를 찾는 게임이다. 문제와 답이 1:1로 매칭이 되는 주제가 많은 과목과 차시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범용력이 좋은 놀이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수학이나 사회 시간에 하기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5학년 1학기 사회에 나오는 우리 국토를 구분하는 기준 수업에 탑텐짝찾기 놀이 활동을 적용해봤다.


놀이의 필요성

5학년 1학기 사회 1단원은 한국지리에 대한 내용이다. 3학년에 시군구, 4학년에 시도로 인식 범위를 넓혀온 학생들이 5학년이 되면 우리나라라는 인식 범위를 배우게 된다. 우리나라 한반도의 위치, 행정구역, 기후, 지형, 산업, 교통 등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다룬다. 이 단원만 제대로 공부하고 표나 그래프 해석 능력만 조금 길러도 수능 한국지리 40점 이상은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토를 구분하는 기준은 이 단원에서도 특히 어려운 내용인데, 학생들이 처음 보는 단어들이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철령관, 의림지, 조령 등 어른들도 대부분 모르는 지역을 나누는 지명부터 관동, 관서, 관북, 해서, 호남, 호서, 영남 등 책에서나 봤을 법한 전통적인 지역구분이 교과서에 단어 그대로 언급된다. 

지도를 직접 그려보고 공부하지만 한 번에 익히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내용 이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놀이를 하면 효과적이다.


탑텐짝찾기 - 준비

이 놀이의 단점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준비 과정이 꽤나 번거롭다. 문제지를 만들어야 하고 이걸 잘라서 접어야 한다. 접는건 학생들을 시키더라도, 자르는 것 까지는 위험하니 주로 교사가 해야한다. 

쪽지는 학생 1인당 4개를 가질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20명이라면 80개(40쌍)를, 25명이라면 100개(50쌍)의 쪽지가 필요하다. 중복되는 문제가 있어도 상관없다. 대부분 10개 내외의 문제를 만든 다음에 여러 장을 출력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탑텐짝찾기 - 쪽지 준비


쪽지를 출력해서 접어서 바구니에 담으면 준비가 끝난다.

탑텐짝찾기 쪽지
탑텐짝찾기 놀이를 위해 제작한 쪽지



탑텐짝찾기 - 운영

놀이를 진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학생들에게 1인당 4장씩 쪽지를 배부한다.
놀이가 시작되면 자신의 쪽지 내용과 어울리는 학생을 찾아 다닌다.
어울리는 학생을 찾았다면 쪽지를 교사에게 가지고 와서 확인을 받는다.
확인을 받으면 쪽지를 다시 접어서 상자에 넣고 다른 쪽지의 짝을 찾으러 간다.
손에 든 4장의 쪽지를 모두 상자에 넣으면 성공이다.
다 끝낸 사람은 자리에 가서 앉아있는다.

놀이 시 유의점은 아래와 같다.

나눠준 쪽지는 미리 펴보지 말고 놀이 시작과 동시에 펴보게 한다.
한 번 검사할 때마다 한 장의 쪽지만 낼 수 있다. 우연히 두 개 이상의 쪽지의 짝이 맞게 되더라도 하나의 쪽지만 낼 수 있다.
답을 모르는 경우 자기 자리로 가서 교과서를 보고 답을 찾아볼 수 있게 한다.


놀이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오는 학생들이 적은데, 이내 줄이 길게 늘어서게 된다. 더 빠른 놀이 진행을 위해서는 사회 잘 하는 학생을 쪽지 검사하는 사람으로 추가하여 진행할 수도 있다. 


탑텐짝찾기 - 후기

자기가 가진 쪽지의 답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다. 서로 맞지 않는 쪽지를 가져와서 검사 받으려는 학생들이 많아서 매의 눈으로 날카롭게 봐야했다. 역시나 처음 접하는 단어들이 학생들 입장에서 쉽지 않았음이 느껴졌다.

놀이 도중에 쪽지를 분실한 학생들이 있었다(이 쪽지는 수업이 끝나고 다른 친구의 책상 밑에서 발견되었다). 쪽지가 없어지면 이 쪽지와 짝이 맞는 다른 쪽지가 생기게 되어 원만하게 활동이 이뤄질 수 없다. 쪽지 분실에 유의하라는 안내를 놀이 시작 전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께가 얇은 일반 A4 종이로 했는데 조금 무게가 있는 도화지로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단, 도화지로 하면 자르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한 번의 수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다소 많은 활동이다. 자주하기에는 부담이 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어린이날 소체육대회 4학년 추천 종목 4가지(ft. 꼬리잡기 규칙)

 

많은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날 전에 운동회를 하거나, 학년별 소체육대회를 한다. 우리 학교도 매년 어린이날 전 주에 소체육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소체육대회를 열었다. 학년별 체육대회라 학년에서 계획을 짜고 진행하게 된다. 학년부장의 역량과 동학년의 단합력이 보여지는 순간이다. 올해 우리 학교에서 진행했던 어린이날 소체육대회 모습을 남겨 본다.


소체육대회 진행 과정

소체육대회는 교무실이나 업무전담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학년 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소체육대회 진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몇 시간을 할 지 정하는 것과 종목 선정, 체육대회 진행자를 정하는 것이다. 

1. 시간

대부분은 2교시 정도를 배분한다. 많은 경우 4교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우리 학년은 다들 체육을 좋아하시는지 수요일 4교시를 통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2. 종목

종목은 학년 수준에 맞는 종목을 선정해야 한다. 체육대회이기 때문에 이어달리기는 꼭 들어가는 편이다.

올해 우리 학년에서 정한 종목은 나이먹기, 이어달리기, 꼬리잡기, 줄잡고 이어달리기였다.

종목을 정했으면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지 운영 방식을 정해야 한다. 풀리그로 할건지, 토너먼트로 할건지, 반별로 할건지, 섞어서 할건지 등등 정해야 할 것이 매우 많다.

3. 진행자

학년에 남자 선생님이 있는 경우 남자 선생님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우리 학년에 체육부장님이 계셔서 진행을 해주셨다.


소체육대회 후기

우리 학년은 올해 4교시를 풀로 체육대회를 진행했다. 1~2교시는 운동장에서, 3~4교시는 체육관에서 하게 되었다. 운동장에서는 나이먹기와 이어달리기를, 체육관에서는 꼬리잡기와 줄잡고 이어달리기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안전에 대한 일장 연설을 한 후 간단하게 준비 운동을 진행했다.




1. 나이먹기

나이먹기는 진놀이와 비슷한 태그형 게임 전통 놀이이다. 모두가 10살부터 시작하고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을 치면 10살씩, 상대의 진을 치면 30살씩 나이를 먹을 수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터치 당했다고해서 나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나이가 같은 사람을 만나면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정한다. 나이를 먹거나, 상대에게 나이를 주면 반드시 우리팀 진에 가서 터치하고 와야 한다.

남자 10분, 여자 10분, 모두 5분씩 진행했다. 10분은 생각보다 길어서 아이들이 후반에 가니 루즈해졌다. 규칙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었는지 반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터치 당해서 상대에게 나이를 줬을 때 우리팀 진에 가지 않고 계속 활동하는 반칙이 많았다. 

태그형 게임이라 학생들이 알아서 운동장을 돌아다니며 활동하기 때문에 사전에 규칙 숙지만 잘 해놓으면 교사가 관리할 것이 적어서 편리한 활동이다.


2. 이어달리기

체육대회와 운동회의 꽃인 이어달리기이다. 이어달리기는 각 팀별로 인원 맞추기만 잘 맞춰놓으면 문제가 없다. 대표 없이 모두가 뛰는 게 체육대회 의미에도 맞고 학생들 경험치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반은 아쉽게 3등을 했다. 달리기를 잘하는 학생이 결석한 것이 뼈아팠다.


3. 꼬리잡기

꼬리잡기는 반별로 조를 나눠서 했다. 한 번에 다 하기에는 꼬리의 수도 부족하고 체육관도 넓지 않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6명씩 5개 반, 30명의 학생이 한 번에 참여했다. 

꼬리잡기의 룰은 간단하다. 영역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내 꼬리는 지키면서 상대의 꼬리는 뺏어와야 한다. 팀별 협동심과 민첩성 및 순발력이 필요한 놀이이다. 처음에는 어깨에 꼬리를 달았는데 팔에 꼬리를 마는 학생이 있어서 목 뒤로 바꿨다. 어깨보다 목 뒤가 훨씬 뺏기가 어려워서 시간이 더 오래걸렸다. 꼬리를 뺏긴 사람은 바로 탈락, 영역을 벗어나도 탈락이다. 뺏은 사람은 담임교사에게 꼬리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꼬리잡기의 승자는 많이 살아남은 반과 꼬리를 많이 뺏은 반 두 가지 기준으로 정했다.






4. 줄잡고 이어달리기

줄잡고 이어달리기는 우리 학교에 체육부장님으로 계시던 분이 제작하신 기구를 활용한 놀이이다. 줄에 배턴이 매달려 있고, 이 줄의 양끝을 두 사람이 잡는다. 달리는 사람은 배턴을 잡고 끝까지 뛴 다음 돌아서 다시 돌아온다. 줄에 걸린 배턴을 이어 잡는 식으로 진행되는 달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양하게 변주해서 활동이 가능한데 그냥 달리기, 한 발로 달리기, 손잡고 달리기, 배턴 밀고 달리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2025-04-21

서울 IB 초등학교 코디네이터의 IB 운영 관련 연수 내용 정리

 

학교에서 IB에 대한 연수를 들었다. IB후보학교에서 IB인증학교를 준비 중인 서울구로초등학교 코디네이터가 진행한 연수였다. 평소에 IB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들은 연수였는데, 이번 연수를 듣고 혹시나했던 생각이 역시나로 바뀌게 되었다. 연수 내용을 남겨본다.



IB학교의 등급

IB학교는 3개 등급으로 나뉜다. IB후보학교부터 본격적인 IB의 길로 들어선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전문적이고, 대신 돈도 더 많이 들어간다.

  • IB관심학교
  • IB후보학교 - 매해 1,200만 원(컨설팅비 등)
  • IB인증학교



IB는 시스템이다

IB에서는 공동으로 약속을 정하는 것과, 공동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약속은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도 모두 참여해서 정해야하고 모두가 같은 약속을 공유해야 한다. 학습에 대한 정의, 목표, 문화 같은 것들을 공유하고 모두가 기억한다. 

IB의 목표는 10가지 학습자상으로 구현된다.



강사의 말 중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IB는 시스템이다"라는 말이었다. 얼핏 맛본 IB는 체계적인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커다란 학교 운영 시스템 같았다. 각각의 요소가, 각각의 학년에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서 유기적으로 작동해야했다.

IB는 지식을 넣어주기보다는 지식을 꺼내는 연습을 시키는 교육을 중심으로 한다. 이를 위해 질문하는 힘을 굉장히 중시한다. 질문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사실, 의견, 질문의 3단계 연습법을 강조하면서 훈련시킨다. 




IB의 5가지 기능 

IB에서는 학습접근방법(Approach to Learning)으로 5가지 기능을 제시한다.

  • 사고 기능
  • 조사 기능
  • 의사소통 기능
  • 대인관계 기능
  • 자기관리 기능

IB에서는 5가지 기능을 익히기 위해 해야할 활동들을 정해놓는다. 예를 들면 대인관계 기능을 익히기 위해서는 잘 듣는 것이 필요하다. 잘 들으려면 어떤 방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공부한다. 툴박스에서 공구를 꺼내 사용하듯이 각 기능들을 꺼내 쓸 수 있게 훈련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기능들도 이와 같이 훈련할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을 제공한다.

예전에 학생들에게 사회성을 키워주고 싶어서 사회성 향상 스킬과 관련된 책을 구매했던 기억이 생각났다(미국에서 나온 책을 번역한 책이었는데 문화적인 차이 때문인지 한국 현실에서 활용하기 어려워서 그냥 묵혀두었다).



IB 학교가 되는 법

IB학교가 되려면 무엇보다 구성원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서울구로초등학교의 경우 처음에 교사 13명이 IB에 동의해서 시작했다고 한다. 선생님들이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존중해주는 IB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란다. 애들이 성장하고 내가 성장하는 보람이 있는 것이 선생님들이 IB에 참여하게 된 동기였다. IB 중심의 자율학교로 바뀌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은 두 명의 교사는 결국 전출을 갔다고 했다. 교장도 IB를 원하지 않는 학교에 와서 처음에 당황했지만, 연수에 가서 IB 매력에 빠져서 적극 지원해주게 되었다. 단, 원활하게 IB를 학교에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의욕적이고 능력 있는 코디네이터 교사와 이를 지원해주는 몇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코디네이터와 교감은 야근을 자주 한다고 했다).



IB 학교 교육 체계(초학문적 주제 6가지)

IB를 도입한 초등학교는 아래 6개의 주제를, 각 주제별로 40~60차시로 구성한다. 그리고 1~6학년에서 학년별로 1개씩, 총 6개. 6년간 36개를 배우게 된다.

  • 우리는 누구인가 -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
  • 우리가 속한 시간과 공간 - 장소, 공간, 시간 속에서의 역사와 방향에 대한 탐구
  •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 목소리, 관점, 표현의 다양성에 대한 탐구
  •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 - 세계와 현상에 대한 이해에 대한 탐구
  • 우리 자신을 조직하는 방법 - 시스템, 구조, 네트워크에 대한 탐구
  • 우리 모두의 지구 - 인간과 자연 세계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탐구


초등학교에서의 IB(PYP)

초등에서의 IB를 PYP라고 한다. PYP 수업 재구성의 핵심은 케이크 같은 수업이다. 케이크가 각각의 재료의 특징을 느낄 수 없이 하나의 음식이 된 것처럼, PYP 수업도 각각의 교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수업은 각 교과가 아닌 위에서 설명한 초학문적 주제 6가지로 구성되고 진행된다.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맞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재구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틀에서 삼일에 걸친 모든 교사의 회의를 진행한다고 했다.


IB PYP 7가지 명시된 개념

다음 7가지 중 탐구할 때 활용해야 할 명시적 개념 3가지를 정해 놓고 매차시 수업을 한다.

  • 형태
  • 기능
  • 인과관계
  • 변화
  • 연결성
  • 관점
  • 책임

참고로 연결성과 인과관계의 차이는 연결성은 양방향, 인과관계는 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다뤄주셨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다 배우지는 못했다.

아래 그림에 IB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 같다.





정리

IB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IB를 초등학교에서 직접 운영해본 경험을 얻을 수 있어서 유익한 연수였다. 단, IB를 보편적인 시스템으로 도입하기에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것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돈이 많이 드는 것도 큰 어려움이지만, 코디네이터와 몇몇 구성원의 희생적인 노력 없이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 IB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현실이 치명적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것은 좋은 것인데 실제적으로 운영이 어려운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실의 바탕 없이 이상으로만 시스템이 운영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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