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9

교우관계(또래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지도법

과거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관련해서 연수를 들었던 적이 있다. 당시 메모해 놓은 내용을 바탕으로 교우관계(또래관계)가 원활하지 않은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교우관계 지도 시 가져야 할 마인드

또래관계에서는 내 생각도 중요하지만 나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따라서 부모가 상황을 주관적이 아니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에 대해 너무 과민하거나 예민하지는 않은지 살펴봐야할 필요도 있다.


잘 토라지는 아이 지도법

잘 토라지는 아이는 여리고 섬세하지만 정서가 분화되지 못한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슬퍼서 우는 건 당연하지만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 힘들거나, 서운할 때도 우는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자주 우는 아이들은 친구와 놀이 분위기를 깨뜨려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울음 외에도 삐침이나 토라짐 역시 초보적인 감정 표현이다. 울음, 삐침, 토라짐으로 표현되는 감정이 분화되어 표현되어야 한다.

잘 토라지는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은 감정의 정체를 알려주고 감정을 언어로 대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예시: 억울했구나, 부끄러웠구나, 섭섭했구나 등으로 이야기해주고 울지 말고 말로 하라고 지도하는 방법 등)


눈치 없는 아이

학생이 눈치가 없다는 의미는 말이나 상황의 맥락에 맞춰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전반적으로 부모가 눈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표현을 모호하게 하는 것도 아이가 눈치가 없는 원인일 수 있다. 필요 시 전문가의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눈치 없는 아이 지도법 - 위 과정 반복 연습하기



따돌림 당하는 아이

내성적이고 수동적이고 소심해서 자기 주장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와는 반대로 잘난척하는 아이도 많다. 자기 주장이 세며 약간의 피해만 봐도 불평하는 스타일인 아이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불안과 공격성이 혼재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추후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내성적이거나 지나치게 적극적인 아이 모두 따돌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따돌림 당하는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은 우선 따돌림 당하는 아이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든든하게 해줘야 한다. 만약 아이의 불안 정도가 높거나 심하면 약물치료나 전문가를 만나볼 필요가 있다. 외부 기관에서 운영하는 사회성 훈련 등을 통해 여러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처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잘난척하는 아이인 경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고 입장을 배려하는 훈련 역시 필요하다.


지능이 낮고 이해가 느린 아이

IQ 71~84가 경계성 지능이다. 경계성 지능 학생의 특징은 일상 생활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이해력이 떨어져 학습과 친구관계의 문제에 재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치가 없고 상황 판단이 느려 또래에서 열외 대상이 되거나 따돌림을 당하거나 놀림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적기에 개입해서 도와줘야 한다.

지능이 낮거나 이해가 느린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은 먼저 정확한 지능 검사를 실시해 아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현 상태를 알아야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상황에 맞는 말과 행동을 직접, 천천히, 반복해서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좋아하거나 관심있어하는 TV 드라마나 영화를 같이 보면서 사회성을 배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친구들이 싫어하는 행동이나 습관(ex. 코딱지 파기)을 하고 있다면 빨리 고쳐줘야 교우관계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공감 능력 키우는 방법






2025-01-08

5학년 미술 - 자화상 그리기(수채화) 활동 후기(과정과 소요 시간)

 

5학년 미술 1단원에 나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단원이 있다(검정 교과서라 교과서마다 단원 순서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싫어하는 지, 성격이 어떤지 등에 대해 고민해보고 고민한 결과를 마인드맵과 자화상 등으로 표현하고 유명 화가들의 자화상을 감상하는 내용의 단원이다. 학년초에 하기 좋은 내용이어서 마음에 드는 단원 중 하나다.

오늘은 이 단원의 메인 활동인 자화상 그리기 활동을 하고 후기를 남겨본다.


수채화로 자화상 그리기 - 준비

미술 교과서에서 자화상 그리기의 방식을 지정해주지는 않는다. 참고 작품으로도 아크릴 물감을 사용한 작품과 종이를 잘라서 붙인 작품 등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제시하며 다양한 표현을 격려하고 있다(미술 교과서를 보면서 항상 궁금했던건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을 정말 학교 미술 시간에 만들 수 있는 지다).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표현한 작품이 많은데 부끄럽지만 학교에서 단 한 번도 해본적 없다. 아무리 싸졌다고 해도 개당 캔버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편의상 수채화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이번에도 수채화를 통해 자화상을 그렸다.

참 신기한게 하나 있는데 그림을 그리는 걸 보면 학생의 성격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망하더라도 과감하게 그리고 수정 따윈 하지 않는 학생은 덩치와 목소리가 크고 거친 남학생일 가능성이 높다. 종이는 큰데 그림은 정말 작게 그리는 학생은 MBTI로 봤을 때 E보다 I일 가능성이 높다. 미술 두 시간 중에 한 시간이 지나도 밑그림만 그렸다 지웠다 하는 학생은 신중하고 조심성 많은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 미술 시간에 그리라는 그림은 안 그리고 돌아다니며 떠드는 학생은 시종일관 말썽쟁이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첫 활동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이것 저것 떠올려보는 활동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듣고 싶은 칭찬, 가장 즐거울 때 등에 대해 생각해보고 발표해봤다.




다음은 온전히 나를 위해 눈을 감고 1분 동안 나 자신을 폭풍 칭찬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1분이 너무 길었다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는데, 자기 자신을 더 아끼고 사랑해주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7번에 쓴 나를 기쁘게 만드는 칭찬을 포스트잇에 옮겨적고 칠판에 붙였다. 이건 자화상을 그리고 난 다음 칭찬하는 종이를 따로 만들어서 자화상 밑에 붙일 계획이다.

자화상 그리기 - 칭찬 쪽지 쓰기



수채화로 자화상 그리기 - 작품 만들기

학생들에게 8절 도화지를 나눠주고, 가져온 사진이나 스마트폰을 꺼내 밑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역시나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터져나온다. 유치원 때 찍어 놓은 사진을 가져온 학생, 스마트폰에 사진은 있는데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는 학생, 스마트폰은 가져왔는데 부모가 사용을 잠궈놓은 학생, 사진 자체가 없는 학생들이 담임 교사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충전기도 빌려주고 내 태블릿도 빌려주고 학기초에 찍은 사진을 출력해서 나눠주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했다(빌려준 내 태블릿은 결국 물감 테러를 당했다).


역시나 자신들의 성격과 개성을 밑그림에 뽐내면서 1시간이 지날 때쯤 밑그림을 다 그린 학생은 절반 정도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고 활동을 격려했다.


밑그림까지는 그나마 봐줄만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수채화 채색에 들어가니 좋았던 그림들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흔히 있는 일이다. 사실 나도 잘 못한다(수채화 너무 어렵다). 그래도 채색의 기본기가 안되어 있는 학생들이 많아서 물 조절 실력을 길러주는 그라데이션 채색 연습을 해볼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20분이 남았을 무렵 4분의 1정도 학생이, 10분이 남았을 무렵 절반 정도의 학생이 작품을 완성했다. 완성한 사람들에게는 뒷정리의 의무가 주어졌다. 사실 수채화 활동의 가장 큰 적은 뒷정리다. 교실은 내 감독하에 있으니 물통 물만 쏟지 않으면 비교적 깔끔하게 관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화장실이다. 붓과 파레트를 씻으러 가는데 세면대 주변으로 물감물이 다 튀어 엉망이 된다. 아무리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고 조심하라고 해도 효과가 없다. 화장실 망가지는 건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차이가 없다, 내가 화장실을 지키고 있어도 튀는 물은 어찌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학생들에게 계속 주의를 주는 것 뿐이다. 오늘 바빠서 이걸 깜빡했더니 화장실이 더 엉망이 되었다. 다음에는 꼭 잊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수채화로 자화상 그리기 - 마무리


5분이 남았을 때 타이머를 가동하고 타임어택 모드를 발동시켰다. 시간 안에 무조건 끝낸다. 그래야 집에 일찍간다(6교시였다)고 학생들을 설득했다. 느렸던 붓질과 발걸음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결국 한 명을 뺀 모두가 작품을 완성했다. 다 못한 한 명은 집에서 숙제로 해오기로 했다. 집에서 수채화 숙제를 하기가 쉽지는 않을텐데, 학생의 성실성과 부모의 관심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5학년 미술 수채화로 자화상 그리기
5학년 미술 수채화로 자화상 그리기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한 학생들 작품이다.

칭찬하는 종이 만들어 붙이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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